
사진 : 라파누이,
갤러리보기심사위원 : 강영호 사진작가,
소개보기얼마 전에 성곡미술관에서 주최한 '사진의 힘'이라는 전시의 사진작품 설명회에 간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사진작가 4분이 강연을 하셨는데, 현대 보도사진의 경향, 특히 전쟁사진을 예로 들면서 지금은 특별히 전문종군기자의 역할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민간 사진작가들의 참여가 많아졌기 때문이고, 따라서 보도사진에 있어서도 예술작품의 개념이 많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사실을 전달하면서도 사진 속에 작가의 예술적인 개념을 많이 개입시켜 보도사진 즉, 크게 보아서 다큐멘터리 사진의 예술영역으로의 진입이 많아지는 것이 지금의 추세라고 합니다. 뭐, 솔직히 아주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사진 장르끼리의 경계가 점점 없어지거나 모호해지는 현상이 현대 사진의 특징이라는 겁니다.
어쨌든 그 강연회가 좀 지루했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을 쉬는 시간도 없이 끝까지 앉아서 다 들은 덕분에 제가 이 훌륭한 사진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사평을 한다는 것은 좋은 사진을 그냥 느낌으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을 뽑은 이유 혹은 칭찬하는 이유를 자신의 논리로 조금은 있어 보이게(꿈보다 해몽일지라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 이 심사평하는 일이 그동안 제가 사진 좀 했다고 거져 먹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점점 더 절실히 저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거 공부 꽤 해야 하는 일이 더군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여간 그건 그렇고 이 사진은 일단 다큐멘터리적인 사진입니다. 피사체들을 연출한 것이 아니라, 발견한 것이죠.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사진 안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photographer'가 아니라 정말, 그야말로 사냥을 하는, 혹은 총을 쏘는 'shooter'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사진 안의 사진작가는 어떤 장면을 찍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포획하는 사냥꾼과 같은 아니, 어쩌면 전쟁터의 저격수와 같은 '집중력'과 '열정'을 너무나도 잘 보여줍니다. 정말 리얼 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찍었을 작가를 생각하면 거기에 마치 호흡이 멈추는 듯한 '긴장감'이 사진에 더해집니다. 아마도 이 사진을 찍은 작가는 사진 속에 있는 사진작가와 똑같은 모습이었을 거라 상상됩니다. 그야말로 작가 자신의 욕망과 리얼리티가 고스란히 투사된 것이지요.
다큐를 찍으면서 이렇게 자신의 욕망이나 예술적 상상력을 담기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 REUTERS 통신에서 찍은 보도사진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신문의 올림픽 보도사진하고는 차이가 너무나도 나더군요. 정보도 전달해주지만 예술적 가치 또한 대단했습니다. REUTERS 통신의 사진기자가 누구인지 참 궁금했었습니다. 사진기자라는 직업의식을 넘어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아티스트의 자존심과 '상상력'이 느껴졌습니다. 제품생산을 빗대어 말한다면 기능이나 가격 혹은 디자인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문화'라는 큰 개념까지 철저하게 고려하는 IPOD의 '스티브 잡스' 같은 예술가적 '상상력'.
저는 이 사진을 찍은 '라파누이'라는 작가에게서 바로 스티브 잡스와 같은 '상상력'과 '열정'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분의 갤러리에 들어가 보니 전체적인 사진 성향이 다큐적인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은 이리저리 방향을 아직 못 잡고 있으신 것 같아 보였습니다. 사진의 특정 장르를 잡아서 가실 필요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단지, 당신께서 가지고 계시는 멀티적인 상상력을 '자신있게' 발휘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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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