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독일 영화는 태어날 때부터 비상한 두뇌를 가지고 자란 천재 이야기다.
꼬마는 일종의 절대음감을 갖고 있는 듯 처음 보는 건반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연하게도 부모는 로또에 당첨된 듯한 표정과 함께 아이를 피아니스트의 길로 인도한다.
주인공인 비투스의 6살짜리 역할과 12살짜리 역할의 배우가 나오는데, 이들이 연주할 때마다
은근히 손을 보여주지 않는 편집으로 감싸거나 심지어는 합성을 했겠거니 의심을 해봤지만, 당당하게도
전신 연주 신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실제로도 천재 피아니스트로 꽤 유명할 정도이니 때문이다.

비투스 주변에는 천재의 성공을 위한 스파르타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어머니와,
현실의 도피처이자 안식처인 할아버지, 자신의 사업에 열중하는 보통의 아버지가 놓여 있다.
비투스의 Key는 꽤 여러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피아노, 비행기, 주식투자, 사랑 이렇게 네 개다.
이것들을 겨드랑이에 끼고 영화를 진행하지만 모두 core라고 보기엔 비중들이 작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감독이 조그마한 장치들을 너무 널부러 놓았다는 느낌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영재 교육에 지쳐 보통 꼬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사건을 일으키고 천재성을 잃어버린 것으로
연기하는 극중 비투스의 설정은 굉장히 흥미롭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서까지 진정으로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이 할아버지와 같은 꿈인 "비행"이냐. 아니다.
그럼 다 망해버리기 일보직전인 아버지의 회사를 살린 그의 "주식투자"인가. 그것도 아니다.
그럼 어린시절의 자신의 베이비시터였던 연상녀와의 "사랑"일까.. 이 또한 사소하게 다뤄진다.
위에 열거한 키워드들은 서로 조금씩 번갈아가며 영화의 끝을 향해 가는데
사실, 이것들의 관계는 전혀 없어보인다. 초반에 깔아둔 복선이란 것도 없고 그냥 재미를 위해 첨부된
장치들이라고 표현하면 딱 적당해 보인다. 영화는 좋고, 잘 만들었는데 극으로서 완성이 되어보이진 않는다.
어쩌면 이런 점이 더 실제 인물에 대한 영화라는 느낌을 전달하는데 보탬이 된 걸지도 모르겠다.
너무 내러티브에 대해서 깐(?) 것 같기만 하지만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비투스의 마음을 나는 이해한다.

만나뵙기도 힘들다는 피아노의 거장 앞에서 갖게된 실력 테스트의 자리에서 깽판치고 나오는 그의 모습은
"엄마한테 바가지 좀 긁히더라도 억지로 하긴 싫어!" 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그는 점점 영재에서 평범한 성인으로 자라날 것 같지만.. 사실 이런 비범한 아이들은 누군가의 도움보다는
자신이 모든 걸 이해하고, 자신이 모든 걸 꿰뚫고 완성해내리라는 완벽주의가 있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똥고집에 말이 안 통하는거지.

모두의 기대가 사라진 그 시점부터 아이는 할아버지의 꿈을 단박에 이루어 드리고(인생한방의 교훈),
아버지의 회사까지 일으킨다(주식투자의 교훈). 그것도 모자라 훔친 경비행기를 여유롭게 몰고 날아가
전에 깽판친 피아노의 거장님 저택에 여유롭게 랜딩 후 자신의 미친 연주 실력을 보여준다.
진작에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자신의 의지로 찾아가 얻은 기회로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급 되어 보이는
큰 무대에 솔로 피아니스트로 중앙을 차지하고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천재를 다룬 영화들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천재로서의 격리된 생활.. 외로움. 평범함에의 욕구.
뭐 이런것들을 갈등요소로 삼으면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되 진정한 내면의 정체성을 찾는다.. 이런 걸거다.
비투스가 그와 조금 다른 점이 있냐고 물어 답한다면, 영화의 포커스가 기존 천재 영화들에서 다루는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를 핵심으로 두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이뤄내고자 하는 고집과 성취감에 조금 더 맞추어져 있고
천재와 평범한 사람들과의 차이점은 두뇌의 태생적 능력보다는 이러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 마음 먹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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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그 초딩이 주식투자를 하면서 할아버지한테 하는 대사가 있다.
"조금만 생각하면 쉬워요."
맞다. 핵심에 다가가서 조금만 생각하면 저~기쯤 언저리에서 백 번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얘는 천재가 아니라 그냥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깨달은 것 뿐이다.
어쩌면 영화의 줄거리는 그다지 비현실적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얼마 전에 무릎팍도사에 류승완 감독이 출연한 적이 있다.
강호동이 그에게 "대가로 불리는 감독들은 무엇이 다르냐?"라고 물어 답한 그의 말이 걸작이다.
"그.. 트름같은 걸 되게 시원하게 하세요."
트림이 나오면 하는거고 방귀가 나오면 뀌는거지 뭐. 매사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남들에게 내 방귀냄새가 날까 소심해서 뀌지 못한다면 당장에 거꾸로 생각해보라!
당신은 방귀 뀐 그 사람을 더럽게 보았니? 인간말종이라고 생각했니? 물론 아닐거야.
사실, 창피하다는 건 남들이 날 우습게 여길 때 느껴지는 감정이라기보단
남들이 날 우습게 여길까봐 걱정하는 감정이 그 정의로서 더 옳다.
사사건건 중요하지 않은 97%의 쓸 데 없는 고민으로 두뇌를 채우지 말자.
우린 남은 3%의 고민거리를 해결하기에도 벅찬 세상에 있다.
아무튼 천재도 천재가 아니고 고민도 고민이 아니니
나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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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수 여름방학에 다운 받아 놓고 아직 못본 영화인데, 조만간 꼭 봐야겠어요. "조금만 생각하면 쉬워요." 쿵쾅쿵쾅쿵쾅쿵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