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articles searched by 'Ordinar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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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1/02 Taechan Kim 삶을 장악하라. - 김어준
  3. 2011/11/25 Taechan Kim 핫초코 미떼 - 김성근 감독
  4. 2011/11/25 Taechan Kim David Beckham tries out blind football with Paralympic GB hopefuls
  5. 2011/11/21 Taechan Kim 결혼하기 전 애인과 배낭여행을 가라 (1)
  6. 2011/11/14 Taechan Kim hangang
  7. 2011/11/14 Taechan Kim super car
  8. 2011/11/11 Taechan Kim poppy
  9. 2011/11/09 Taechan Kim 문득,
  10. 2011/10/24 Taechan Kim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후보에게 전한 글

인간 김어준

Ordinary days 2012/03/14 15:09 Taechan Kim
필자가 딴지일보에 첫 출근하던 날. 곰 같은 풍채에서 터져 나오는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비듬이 소복이 내려앉은 봉두난발에 무책임하게 자란 수염, 빨래한 지 일 년은 되어 뵈는 옷, 찌그러진 신발. 한국 최초의 인터넷언론 사주(社主)의 모습은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그렇게 존재감이 확고부동한 인간, 아니 동물은 처음이었다. 그가 내게 던진 첫마디는 “어쩌려고 이런 회사에 입사했냐?”였다. “아직 늦지 않았어. 도망가.” 구사하는 모든 문장이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났다. 잠시 후 김어준 총수는 셔츠를 풀어헤치고 책상에 발을 올린 채 코를 골기 시작했다. 그날 점심시간에는 그가 어떤 식물성 음식도 섭취하지 않고 오직 고기만 먹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때 생각했다. 김어준은 상식을 벗어난 인간이라고.
인간 김어준을 흉보라고 하면, 필자는 책을 한 권 쓸 수 있다. 졸리면 그 자리에서 자기 시작하고, 부하직원에게 일 독촉을 받을 정도로 게으르고, 재미 삼아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노골적으로 여자를 밝히며 검은 망사스타킹을 찬양한다. 무엇보다 수시로 자신이 잘생겼다고 주장한다. 그는 양심도 없지만 두려움도 없다. 회사 경영이 안 좋을 때 가장 얼굴이 밝은 사람이 바로 경영자인 김어준이다. 근엄한 고위권력자에게 무슨 팬티를 입었는지, 동성애와 포르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권력의 심기를 건드리는 모습에 “잡혀갈까 무섭지 않냐”고 물으면 사식의 메뉴를 고민할 뿐이다. 김어준은 심각한 법이 없다. 그에게 즐겁지 않은 것은 죄다. 누구든지 그와 함께 있는 시간만큼 웃게 된다. 모든 회의는 스탠딩 코미디가 되어 끝난다. 딴지일보 특유의 유머는 그의 성격에서 유래한다. 김어준은 ‘함부로’ 산다. 싫으면 관두고, 하고 싶으면 한다. 일과 취미가 구분되지 않는 그에게 삶은 유희다. 그는 “김어준의 직업은 김어준”이라고 말한다. 동의한다.

딴지일보가 망하지 않는 이유

문제는 김어준이 필자가 다니는 직장의 소유주라는 점이다. 이쯤 되면 어째서 이때껏 딴지일보가 망하지 않는지 고찰해 볼 만하다. 김어준은 외양(外樣)과 어울리지 않게 지적으로 예민하다. 물론 세상에 지적인 사람은 많다. 총수의 특징은 그가 지적인 현대인이 아니라, 지적인 원시인이라는 데 있다. 그는 맘모스를 사냥하다가 불현듯 현재의 대한민국에 불시착했기 때문에 현대의 모든 체제, 관습, 고정관념, 권위를 데카르트처럼 제로의 지점에서부터 다시 의심한다. ‘딴지’일보라는 사명(社命)은 그저 웃기려고 지어진 게 아니다. 김어준은 습관적 상식을 일단 벗어난 인간이 맞다. 그러나 사유를 통해 상식을 재구축한다.

그 결과 김어준은 공정하다. 최소한 비겁함은 없다. 타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만큼 자신의 권위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김어준이 여당 대표를 대하는 태도는 직원을 대하는 태도와 놀랄 만큼 똑같다. 필자는 피곤하면 총수의 집무실에서 자곤 한다. 김어준은 직원의 근무태만에 화를 내기는커녕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필자의 얼굴에 낙서를 할 인간이다.

돌도끼를 든 데카르트인 김어준은 정치적인 진영논리가 없기 때문에 모든 진영에서 편파적이라고 공격당한다. 김어준은 핑계를 대지 않는다. “맞다. 편파적이다.” 그리고 덧붙인다. “하지만 편파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하다.” 그렇다면 김어준은 왜 좌파인가? 아니 그 이전에 김어준은 좌파인가? 아니다. 한국의 정치지형에 의해 좌파로 분류될 뿐이다. 그처럼 순수한 마초는 좌파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는 순도 높은 자유주의자다. 김어준은 자유롭게 욕망을 추구할 자신의 권리와 타인의 권리가 서로 피해를 입히지 않고 공존하는 상태를 ‘명랑사회’라 명명한다. 딴지일보의 창간 모토는 ‘명랑사회 창달’이다. 김어준은 자신이 망사스타킹을 탐할 권리와 성적 소수자가 동성(同性)의 육체를 욕망할 권리를 동등하게 해석한다. 그는 자타공인의 마초지만 동성애를 비난하는 마초는 비겁하다고 힐난한다.

단순명쾌하게 핵심을 잡아낸다.

딴지일보라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자유주의자들의 연합일 수밖에 없다. 김어준은 자신과 타인의 발언권을 등가로 놓는다. 의아해 보이겠지만, ‘나는 꼼수다’와 관련해 총수를 비판한 진중권이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받은 곳이 딴지일보다. 딴지일보는 정해진 논조가 없다.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세련되면, 즉 읽을 만한 글이면 기사가 된다. 물론 재미없거나 허술한 글은 용서받지 못한다. 김어준은 자신을 욕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한다. 잘 정리된 욕에는 씩 웃어준다. 수준이 낮은 욕엔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 그는 남자도 사나이도 아니다. 남자는 근엄하고 사나이는 유치하다. 김어준은 인문학적으로 각성한 원시의 수컷이다.

필자가 가장 부러워하는 김어준의 능력은 어떤 문제나 주제의 핵심에 누구보다 빨리 접근하는 것이다. 일견 복잡해 보이는 문화적·사회적 사안을 단순명쾌하고 시적인 문장으로 단박에 정리해낸다. 김어준은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사물과 현상, 인간을 ‘드러내는’ 데 놀랍도록 탁월하다. 대부분의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말’을 낭독하지만, 김어준의 인터뷰는 그 사람을 보여준다. 생각해보면 이 능력도 데카르트식 접근법에서 나온다. 무에서 출발해 사고를 구축하기 때문에, 핵심에 이르기까지 번잡한 고정관념의 방해를 받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어준의 능력은 아이큐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

이 글의 독자들에게는 싱거운 소식이겠지만, 김어준 총수는 처음부터 ‘나는 꼼수다’가 이만큼 뜰 줄 알고 있었다. 잘난 체가 아니다. 말 그대로 그냥 ‘그럴 줄 알았다’. 다만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조금 빨랐을 뿐이다. 20만부를 돌파한 저서 ‘닥치고 정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김어준은 별 반응 없다. 필자를 포함한 주변의 반응도 그와 다르지 않다. 그는 자기 자신에 무척 심드렁한 사람이다. 총수는 어려워도 낙천적이고 잘나가도 우쭐대지 않는다. 그의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 금방 전염된다. 작금의 인기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총수는 이렇게 답했다. “귀찮아.” 그래, 그럴 것이다. 그에겐 고기를 먹고 낮잠을 잘 시간이 필요하니까.

한 손엔 돌도끼를, 한 손엔 철학책을

사실 ‘나는 꼼수다’의 인기는 외려 김어준을 괴롭히는 편이다. 청취자가 폭증하면서 서버 관리 비용도 천정부지로 뛰어 김어준 개인과 딴지일보는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 서버비 후원조로 관련 상품을 팔고 콘서트를 열어도 관리 비용을 따라가지 못한다. 사실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방송에 광고를 넣으면 된다. 요즘 딴지일보 직원들은 ‘나꼼수’ 광고 문의를 수없이 거절해야 한다. 김어준 총수가 광고를 거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나꼼수’가 상업화되면 첫째, 광고주의 입맛을 고려해줘야 한다. 둘째, 광고주의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 자유로운 발언 환경이 조금이나마 제한된다. 자신에게는 날것을 말할 권리가, 청취자에게는 날것을 들을 권리가 있다. 그럼 후원을 받으면 될 것 아닌가? 그것도 안 된다. 청취자의 눈치도 보기 싫기 때문이다. 김어준의 자유주의는 그 정도다. 다시 말하지만 그가 필자의 사장이라는 점이 큰 문제다.

한 손엔 돌도끼를, 한 손엔 철학책을 든 김어준은 원시인인 주제에 뻔뻔하게 아스팔트 위를 활보한다. 웃음의 돌팔매질로 비상식을 사냥하다가 졸리면 자고, 오줌이 마려우면 일어난다. 한국 사회에서 그는 생뚱맞은 존재다. 수채화에 떨어진 한 방울의 유화물감이다. 그런데 유화물감은 태연하고 수채화가 당혹스러워 한다. 필자가 겪은 김어준은 그렇게나 성가신 인간이다.

<자료 : 주간조선(홍대선/ 딴지일보 편집국 부국장)>
2012/03/14 15:09 2012/03/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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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장악하라. - 김어준

Ordinary days 2012/01/02 16:12 Taechan Kim
작은 키 컴플렉스에 관한 김어준의 이야기.
-
A : 삶을 장악하라

1. 키 작은 거, 불리하다. 맞다. 괜찮다고 말하는 놈들 말 믿지 마시라. 그렇게 말해도 자긴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얄팍한 위로다. 실제 당신만큼 키 작은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면 진정성 없다. 그리고 키 작으면 연애에도 불리하다. 그것도 맞고. 원래 암컷 입장에서 연애는 가장 좋은 유전자를 가진 수컷을 찾으려는 과정인데, 기장을 우수한 유전자의 특질이라고 생각들 한다. 맞다.
그런데 말이다, 당신은 어쩌면 키만 크면 지금까지 안 되던 것들이 만사형통일 거라 생각하는 거 아닌가. 그건 아니올시다 되겠다. 키는 당신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겨우 하나다. 진정으로 당신을 왜소하게 만드는 건 키 자체가 결코 아니다. 그 키로 인해 위축되는 당신이지. 당신 직장 후배들이 당신의 키 때문에 어리게 봐서 당신을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라고. 바로 위축된 당신을 보고 만만하게 여기는 거다.

2. 사람들이 키 작다고 다 만만하게 여기느냐. 160 남짓이어다는 나폴레옹은 그럼 어떻게 건장한 남자들로만 이뤄진 거대한 군대를 이끌고 유럽을 정복했겠나. 키가 그렇게까지 중요했다면 160이 조금 넘었다는 마오쩌둥은 대체 어떻게 그 넓은 중국을 통일했겠냐고. 멀리 갈 것도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65였다. 신체적 능력이 극히 중요한 축구에서조차 마라도나는 165로 세상을 평정했다.
키 때문에 결혼을 못 할지도 모른다고? 아니지. 문제의 본질은 뼈의 길이가 아니라, 그로 인한 자존감의 결여다. 본능적으로 최고 우성 유전자를 판독해내는 여자들이 기가 막히게 구분해내는 건, 기장이 아니라, 바로 그 결여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고스란히 인정하고 스스로를 농담거리로 만들어버릴 만큼 견고하고 대범한 자기인식은, 그 자체로, 졸라 섹시하다. 그러니까 당신을 진정 안 섹시하게 만드는 범인은 뼈의 길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스스로 주눅 드는, 당신의 자기인식인 게다.

3. 그러니 당장 엘리베이터 타시라. 다른 사람들, 당신이 생각하듯 당신 삶에 그렇게 관심 없다. 당신이 크든 작든 엘리베이터 안의 그들, 당신에게 관심 없다고. 그리고 후배들이 당신 말에 귀 기울이지 않거든 따끔하게 혼을 내시라. 그렇게 당신 주변 상황을 당신이 스스로 세운 가치를 기준으로 장악해가시라. 정말 당신의 미래와 당신의 연애를 결정하게 될 건 당신 뼈의 길이가 아니라 그렇게 당신이 당신 삶에서 발휘할 장악력이다. 당신이 그렇게 당신 삶을 당신의 기준으로 장악해나갈 때 뿜어져 나올 아우라는 겨우 뼈 길이가 줄 수 있는 인상 따위와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거다. 나폴레옹을 나폴레옹이 되게 한 게 바로 그 힘이다.



[출처] 김어준씨, 당신 참 섹시하다|작성자 bol
원출처는 [건투를 빈다] 김어준 저
2012/01/02 16:12 2012/01/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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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초코 미떼 - 김성근 감독

Ordinary days 2011/11/25 11:13 Taechan Kim

핫초코 미떼 CF
출연 : 김성근 감독
2011/11/25 11:13 2011/11/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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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 Soccer
2011/11/25 08:52 2011/11/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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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 : 조언한 것 중 결혼하기 전에는 배낭여행을 꼭 한번 같이 가보라고 하는 것이 공감이 가던데.


김어준 : 정말로 신뢰하는 결혼을 잘하는 비법인데,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실제로 내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돈이 없으니까 여행 가이드나 이런 것을 많이 했다고. 그런 것을 하면서 배낭여행을 오는 커플들을 무수히 많이 봤어.그런데 희한하게도 10명 중 7명은 여행하다가 현장에서 헤어져.


헤어지는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면, 예를 들자면 그날 밤에 어디로 떠나기로 했어. 낮에 백화점도 가고 돌아다녔어. 파리 북역에서 비엔나를 가려고 9시 반쯤 가면 되겠구나 하고 기차 역으로 갔어. 그런데 비엔나로 가는 기차는 파리 동역에서 출발하는 거야. 이런 일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차가 안 와서 물어보니까 동역에서 출발을 하고 이미 기차는 떠났다는 거야. 자기가 한 번도 직면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거지. 여기서 보통 남자들은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 하면, 제일 먼저 남자가 하는 일 중 하나가 그 잘못을 여자한테 떠넘기는 거야. '니가 낮에 백화점에서 쇼핑을 너무 오래했다'고 하던지. 왜냐하면 이런 문제는 통상 남자가 해결하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직면해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무능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자기 실수라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어. 거기까지 올 정도면 여자도 남자를 믿고, 남자들이 잘 낫고 좋으니까 온 거거든. 그런데 기차 타는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남자의 정체를 폭로 당할 상황에 직면한 거잖아.


그래서 그 남자는 '나는 그렇게 못난 놈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해야 돼. 그것부터 해결해야 된다고. 그러니까 핑계를 대. 설혹 그랬다고 한들 이 상황을 해결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고. 여자는 훨씬 더 직관적이고, 본능적이라서 이 얘기를 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아. 그런데 이 남자는 그게 답답한 거라. 그리고 사실 이런 문제는 자기가 한국에서 잘난 척하면서 자기 약점을 감추고 생활할 때는 드러나지 않아. 웬만한 문제는 돈으로 해결하거나, 친구가 해결하거나, 부모가 해결하거나, 자기 학벌로 해결하거나, 돈이 없으면 카드로 긁거나, 부모한테 달라고 하거나 하면 되잖아. 그런데 이것은 자기가 그동안 쌓았던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종류의 문제인 거지. 자기가 공부를 많이 했든, 돈이 많든, 아버지가 재벌이든 무슨 상관이야. 이때 뭐가 드러나느냐 하면 이 사람의 타고난 문제해결 능력이 드러나.


어떤 사람은 아무 기차나 타고 아무 데나 가자고 해. 왜냐하면 기차에서 자면 되니까. 그 다음에 도착해서 아침에 나머지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도 문제해결의 방법 중의 하나고. 역에서 자자고 하니 부랑아로 보이고, 역이라는 것이 밤이면 경찰이 셰퍼드 끌고 와서 나가라고 해. 무섭잖아. 모르는 길을 배낭 메고 걷자니 힘들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나이트를 가자고 할 수도 있어. 정답이라는 게 없으니까. 어떤 사람은 공원으로 가서 노숙을 하자고 말할 수도 있고. 나 같으면 부랑아들을 모아서 화투를 쳐, 구석에서 화투를 가르쳐서 치면 시간이 금방 가.


이런 식으로 배낭여행을 하다 보면 그 이전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정답 없는 문제에 계속 직면을 해. 어떤 날은 버스를 타는데, 버스를 타고 표를 사는 건지, 표를 사서 버스를 타는 건지, 아니면 정기권을 끊어야 되는지 잘 모르잖아. 그냥 올라가서 돈 내면 되겠거니 하고 탔는데, 현금을 안 받아, 그러면 그 작은 게 짜증이 되고, '그것도 몰랐냐'고 하면서 불화의 씨앗이 되고. 그렇게 해서 내려서 표를 사면 되는데, 마침 그 시간 때문에 뭔가를 놓쳤다, 이러면 불화가 되는 거야. 배낭여행이라는 것이 그 사소한 일의 연속이라고. 그 과정에서 여자가 그 남자의 바닥을 봐. 통상 열흘이 안 걸려. '내가 알던 남자가 아니네, 이렇게 찌질인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지. 물론 그 열의 일곱이 싸우고 나서 실제 다 헤어지냐 하면 그렇지는 않아. 돈도 다 합쳤고 외국이고 하니까 어려워. 그러면 한국에 가서 헤어지자고 하는 커플들이 많아. 같이 다니기는 하는데, 외면하면서 다니는 거지.


반면 열에 셋 정도는 더 좋아져. 예를 들어서 노숙하자고 답을 내놓는다고 치면 서로가 맞아야 되거든. 여자 입장에서 '그것도 재밌겠다'고 해야 코드가 맞는 거지. 여자가 '춥고, 눅눅하고' 이렇게 되면 해법이 안 돼. 남자가 해법이라고 제시한 것이 여자 입장에서도 해법이어야 둘이 화목하게 지낼 수가 있는데, 열에 셋은 이게 되는 거야. 남자가 문제해결 능력도 발휘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발휘한 문제해결의 해법이 자기하고 코드가 맞는 거야. 이런 애들이 열에 셋 정도 있어. 나는 이게 결혼의 자연법칙이라고 봐. 30퍼센트. 결혼을 해보면 그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갈등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아. 답이 없어. 예를 들어 고부간의 갈등이라고 해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냐. 엄마 앞에서는 엄마 편을 들고, 와이프 앞에서는 와이프 편을 들라고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해법으로 통하는 것도 아냐. 서로 사기친다고 볼 수도 있는 거고. 이때는 배경도 필요 없고, 학벌도 필요 없고, 끼도 필요 없고, 생김새도 필요 없어. 그야말로 타고난 문제해결 능력이 공유되어서 공감할 수 있느냐, 이것만이 유일한 해법이거든.


실제로 결혼을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는 커플은 지극히 적다는 거야. 20~3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는 거지. 배낭여행을 한 달 정도 같이해서 괜찮은 커플이면 결혼해서도 잘살 확률이 꽤 높고, 배낭여행에서 안 될 커플이면 안 된다는 거야. 여행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 관계가 봉합이 돼. 마치 결혼해서 맨날 부부싸움을 해도 다른 주변환경 때문에 봉합이 되듯이 돌아오고 나면 이만한 남자가 없고, 돈도 좀 있고, 학벌도 있고 하니까 관계가 슬슬 복원이 돼. 결혼하고 똑같은 갈등은 아니지만, 그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결혼과 비슷한 유사한 갈등, 학식으로 해결 안 되는 본능적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있느냐, 그리고 그 해법이 나하고 맞느냐를 압축적으로 테스트해보는 데는 돈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는 한 달 정도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 최고라는 거야. 그걸 해보면 이 사람하고 결혼해도 괜찮을지가 딱 나와, 거의. 그래서 결혼하기 전에 최소한 2주 이상, 말이 잘 안 통하는 곳으로, 넉넉하지 않은 경비로 여행을 가보라는 거지. 그럼 그 사람의 바닥을 알 수 있어. 여자들보다 더 무서워하는 남자들이 많거든.


실제로 재미있는 게 내가 번지점프를 좋아해서 찾아다니는데, 세계에서 제일 높은 번지점프대가 의외로 스위스에 있어. 스위스의 라우터브루넨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땅으로 떨어지는 번지대가 있어. 180미터야. 사람이 점으로 보여. 내가 거기서 몇 번 번지점프를 해봤는데, 마스터라는 사람한테 물어봤어. '남자가 잘 뛰어내리냐, 여자가 잘 뛰어내리냐?'고 했더니, 열 명이 있다고 하면 열 명 중 남자는 다섯 명이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선택을 하고, 여자는 한 명밖에 선택을 안 한대. 그런데 막상 올라오면 남자는 5명 중 못 뛰어내리는 사람이 반 정도 되고, 여자는 다 뛰어내린대. 사실은 공포에 직면했을 때 그 공포를 다루는 게 여자가 훨씬 강하다고.


지승호 : 여자는 뛸 수 있겠다고 직관적으로 판단을 하면 되는데, 남자는 '아, 씨바 못 뛰어내리면 쪽팔린데'해서 선택을 했다가 막상 올라가면 못 뛰는 거지.


김어준 : 그렇지. 남자는 자기 공포에다가 남자다움, 폼 이런 것이 더해져서 그걸 선택한 거거든. 이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남자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을까봐. 그런데 여자들은 선택하면서 이미 그게 걸러진 거야. 그러니까 선택을 한 여자들은 거의 다 뛰어내려. 막상 올라가서 못 뛰어내리는 것은 남자들이라는 거지
2011/11/21 09:38 2011/11/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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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ang

Ordinary days 2011/11/14 20:12 Taechan Kim

한강
@ Nov. 2011
2011/11/14 20:12 2011/11/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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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car

Ordinary days 2011/11/14 20:04 Taechan Kim

혁봉이의 수퍼-카
2011/11/14 20:04 2011/11/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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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py

Ordinary days 2011/11/11 09:03 Taechan Kim


11월 11일.
1차 세계대전 종전일
2011/11/11 09:03 2011/11/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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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Ordinary days 2011/11/09 13:10 Taechan Kim
문득,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든 생각은
더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2011/11/09 13:10 2011/11/0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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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12월 1일, 목요일이었습니다.

미국 앨라배마 주의
‘로자 파크스’라는 한 흑인여성이
퇴근길 버스에 올랐습니다.

잠시 후 비좁은 버스에 백인 승객이 오르자
버스 기사는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녀는 이를 거부했고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움직임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미국 흑인 인권운동에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흑인에게 법적 참정권이 주어진 것은 1870년이었지만,
흑인이 백인과 함께 버스를 타는 데는
그로부터 85년이 더 필요했고,
그 변화를 이끌어낸 힘은 바로 작은 ‘행동’이었습니다.

후에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게는 여느 날과 똑같은 날이었지만
수많은 대중들의 참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았다”

‘선거’는 바로 이런 ‘참여’의 상징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장선거는
부자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55년 전의 흑인여성 ‘로자 파크스’처럼,
우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참여야 말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이며,
원칙이 편법과 특권을 이기는 길이며,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천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고
이른 아침 투표장에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하게 청합니다.
감사합니다.

안철수 드림
2011/10/24 13:56 2011/10/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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